혼돈 앞에 선 인간

혼돈 앞에 선 인간

  • 자 :빌럼 F. 쥐르데이흐
  • 출판사 :시대의창
  • 출판년 :2015-11-2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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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철학자 빌럼 F. 쥐르데이흐의 유작, 국내 초역되다



네덜란드 출신의 종교철학자인 빌럼 F. 쥐르데이흐Willen F. Zuurdeeg는 58세로 숨을 거두기까지 종교철학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혼돈 앞에 선 인간, 철학을 잉태하다Man before Chaos-Philosohpy is Born in a Cry》에서 쥐르데이흐는 “철학자들의 가장 깊은 철학적 동인과 가장 근원적인 확신은 부분적으로 감춰져 있고 심지어 철학자 자신에게도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가 착안한 것은 바로 혼돈 앞에서의 울부짖음에서 철학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의 사후, 제자이자 동료인 에스더 스웬슨Esther Swenson이 심사숙고해 엮고 1968년 애빙던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을 김장생 교수가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부록은 ‘신은 죽었다’라는 주제로 생전에 쥐르데이흐가 글로 쓰고 연설한 내용을 모은 것이다.





철학적 논쟁의 바탕에는 공통적인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는 가정들이 있다



쥐르데이흐는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유작에서 철학은 혼돈의 위협에 대항하고 영원한 진리와 불멸의 진리를 확인하려는 울부짖음 속에서 탄생한다는 명제를 발전시켜 나간다. 그는 인간이 참된 인간이 되는 것은 울부짖음 속에서라고 말한다.

겉보기에 차분해 보이는 고전적인 철학적 논의 밑에 혼돈의 위협에 소리 죽여 흘러나오는 울부짖음이 있다. 철학자 플라톤이 위대한 이유는 문제를 보는 능력이 아니라 그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데 있다. 플라톤의 철학은 그가 “존재는 무의미와 죽음을 이겨내야만 한다”라고 했을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며 울부짖었다. 그는 신을 죽인 우리가 스스로 한 일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마찬가지로 마르크스는 탄광과 공장으로 내몰린 이들의 비인간화에 깊은 충격을 받고 처음으로 울부짖었기 때문에 강력한 혁명 운동을 촉발하고 사회 ? 경제 사상가들을 자극할 수 있었다.







인간은 울부짖을 때 참된 인간이 된다



이 철학적 울부짖음은 인간이 고통과 환희 속에서, 불타오르는 혁명 속에서, 그리고 기쁨의 숭배 속에서 울부짖을 때 참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어떤 사람이나 사건이 한 인간을 세차게 흔들어대며 상처 입히고 때려눕히는 가운데 껍질이 벗겨지며 그 존재의 더 깊고 충만한 가능성이 드러난다. 갇혀 있던 혹은 잠자고 있던 자아가 해방되고 깨어나는 것이다. 이 울부짖음을 통하여 인간은 자기 자신의 존재와 타자와 세계와 신과의 관계를 더욱 충만히 세워나가는 더욱 참된 자아가 될 수 있다. 이 인간화Menschwerdung로서의 울부짖음은 탄생이자 필연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울부짖을 때 가장 깊숙한 자아의 생명과 창조성의 힘이 해방된다. 그 힘은 향유될 수 있지만 또한 두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 힘은 기뻐해 마땅한 삶을 향한 힘이자 동시에 어떻게든 억누르고 제한해야만 하는 죽음을 향한 힘이기도 하다.





울부짖음과 그 응답인 포고 VS 울부짖음과 울부짖음에 재갈을 물리는 것



적어도 19세기까지 대부분의 서양철학은 플라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었다고 본 쥐르데이흐는, 서양철학과 서양 문명 속에서 하나의 세계관으로 자리 잡은 ‘울부짖음’의 철학을 추적한다. 먼저 플라톤의 ‘존재론의 최초의 울음’, 그리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포고claim’에서 실마리를 잡는다. 그런 다음 플라톤으로부터 유래한 전통적 철학 구조의 ‘주요한 주제’ 혹은 ‘관심 분야’라 불리는 ‘철학의 분화’를 통해 울부짖음의 철학이 이어져온 내력을 살펴본다. 그렇게 실증주의(칼 마이켈슨, 크롬비 등)와 실존주의(사르트르, 키르케고르 등)를 살펴본 다음, 철학 분과의 하나인 신학 속에서의 내력도 찾는다. 성서와 원시종교, 기독교와 유대교이다. 쥐르데이흐는 부정과 부패를 부정하며 울부짖고, 그 속에서 과거의 방식을 파괴한 모세와 이사야, 마르크스와 히틀러, 피카소와 횔덜린 등 인간화의 새로운 방식을 연 사람들에도 주목한다. 2부에서는 철학 말고도 심리학(메이, 프로이트 등), 과학과 과학 언어, 그리고 ‘미신’과 같이 우리가 흔히 쓰는 일상어나 웹스터 사전 속 언어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철학적으로 혼돈은 이성이라는 도덕적 세계 질서에 대한 믿음에 의해 극복된다. 그리고 현실의 위기는 이 믿음이 흔들리거나 부정될 때 생긴다. 니체가 선언했듯 “신은 죽었다”라고 한다면, 도덕적 삶과 종교적 삶 그리고 이성적 삶이 상보하는 조화로운 우주도 죽었다. 인간의 세계는 언제나 위협받고 불안하기에 안정된 ‘집’이기를 강요하는 철학은 거짓 철학이다. 혼돈 앞에 선 인간은 자신의 흔들리는 터전을 직시하며 울부짖는다. 이 울부짖음은 서양 문명에서 끊이지 않는 자극과 영감의 원천이며 과학과 사회 그리고 신학을 위한 생명의 샘이자 철학의 시작을 알리는 포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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