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인간

나란 인간

  • 자 :황상민
  • 출판사 :푸른숲
  • 출판년 :2016-03-09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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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국인의 성격을 5가지 유형으로 분류, 해석한 최초의 책

나를 제대로 알고 현재의 삶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성격의 모든 것



식물학자는 식물의 특성을 아는데,

심리학자는 왜 인간의 성격을 모르나




얼마 전, 대법원에서 발간한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 사유의 47퍼센트가 ‘성격차이’라고 한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이혼할 때도 ‘성격차이’는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그런데 ‘성격’이란 비단 부부 사이에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 직장 상사 혹은 부하와의 소통, 친구와의 관계, 심지어 ‘무슨 일을 할 것인가’와 같은 진로까지 다양한 영역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 대체 성격이란 무엇이고, 또 그 차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혹시 그 차이를 미리 알고 적절히 대응한다면 ‘이혼’과 같은 극단적인 결말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 엄마, 혹은 내 딸의 행동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즉 내 성격이 어떤지 제대로 알고 나면, 또 나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나면 그동안 쌓아온 고민, 갈등, 문제가 얼마간 해소되지 않을까?

그동안 《독립연습》《한국인의 심리코드》《짝, 사랑》을 통해 한국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숨겨진 심리적 비밀을 파헤쳐온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이번에는 ‘인간의 성격’을 탐구해 5가지 유형으로 분석한 책《나란 인간(푸른숲 刊)》을 내놓았다. 저자가 ‘성격’ 연구에 몰입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10년도 훨씬 전쯤 국립수목원에 갔을 때, 그곳의 식물박사가 수목원 안의 모든 나무와 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빠짐없이 줄줄 설명하는 것을 목격한 저자는 ‘20년을 공부한 식물학자는 식물을 속속들이 아는데, 왜 똑같은 시간을 공부한 심리학자는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에 휩싸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사람의 마음, 인간의 성격’을 알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정통 심리학’이라는 학문적 지식을 기반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임상 사례’를 수집해 연구, 개발한 한국인의 5가지 성격 유형을 다룬다. 그동안의 심리학이 인간의 마음에 대한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요인을 알아내는 데 집중했다면, 저자는 일반적인 것을 넘어 ‘내 마음’과 ‘네 마음’의 차이를 파악하려 했다. 즉, 식물학자가 “저 나무가 뭐예요?” 하고 물을 때, “그냥 나무예요”라고 대답하지 않는 것처럼, 누군가 “내 마음을 알려 주세요”라고 물을 때 “무릇 인간의 마음이란…” 식의 보편타당한 대답이 아니라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경우에 어떻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인 WPI(Whang's Personality Inventory)는 이런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성격의 사람인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 직장에서의 나와 집 안에서의 나는 정말 같은 사람인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잘 모르고 살기 십상입니다. 경영학에서는 ‘전략’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전략은 무엇일까요? 바로 내 특성, 내 성격을 아는 겁니다. 나를 안다는 것은 곧 내 성격을 안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어떤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또는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풀어야 할 때, 내 특성은 실마리를 풀어가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본문 22쪽 중에서





세상에는 다섯 가지 성격의 종족이 산다

나는 어떤 종족인가?

내 아내는, 내 남편은, 그 남자는, 그 친구는, 우리 엄마는, 우리 아이는?




사람들은 성격을 ‘사주팔자’처럼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생각이 성격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혹은 ‘인간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태어나는가’와 같은 마음의 근본적인 속성을 ‘성격’과 혼동한 경우라는 것.

성격은 개인의 특성을 나타내긴 하지만, 그 사람은 밀랍된 채로 진공상태에서 살지 않는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환경과 사회에 속한 산물로서 지낸다. 따라서 누군가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하려면 그 사람이 사는 현재의 삶과 사회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WPI 성격 유형 분석은 ‘한국 사회’와 ‘한국인’이라는 사회적 환경에, 현대 심리학의 역사 속에서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인간 성격의 핵심적 요인(빅 파이브 성격 요인-자세한 설명은 부록 참조)을 접목한 것이다. 즉, 성격에 대한 심리학적, 과학적 근거를 개별적인 한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에 종합적으로 응용했다. 이 과정을 통해 발견한 한국인의 5가지 성격 유형은 리얼리스트,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로 나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성향을 로맨티스트나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로 봤다. 감성적이고 예민한 사람은 로맨티스트이고, 이성적이거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해대는 사람은 아이디얼리스트이며, 여러 사람과 으?으? 하며 잘 지내는 사람은 휴머니스트라는 것. 각 유형별로 구체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다.



리얼리스트(5장)는 타인의 존재를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 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상황에 따른 변화에 아주 뛰어나며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 하는 따위의 소속과 스펙이 중요하다.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유명한 사람을 안다든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안다는 이야기를 쉽게 한다.

또 남이 나를 믿는지 믿지 못하는지에 무척 신경을 쓴다. 다른 사람에게 믿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잘 믿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간관계나 일에서 정해진 관습이나 규범에 충실하려 한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궁금해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남들도 나와 비슷하게 살아간다고 판단하면 안도한다.

리얼리스트 성향의 사람은 주어진 상황과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맞추려 애쓴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다고 할 정도로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고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 하며 남을 돕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보람을 느껴서 한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이 좋지 않은 평가를 하면 쉽게 상처를 받고 서운해 하기도 한다. 비록 사소한 일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그럴 듯해 보이는 게 중요하다.

리얼리스트의 가장 큰 특성은 현실의 지배적인 상황, 다른 사람의 의견에 자신을 맞추려 한다는 점이다. 남들보다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왕따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특정 인물이나 과제에 빠져들지도 않으며, 그런 행동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일상적이며 규범에 맞는 일은 무리 없이 수행하지만, 급작스러운 변화는 당신을 힘들게 하므로 새로운 시도는 피해간다.

현실적인 삶의 논리에 충실하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의 직장인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성향이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틀에 충실하면서 대세를 찾고, 또 그것에 맞추려 한다. 리얼리스트는 어떻게 보면 세상을 유지하는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들이다.

책은 리얼리스트가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유형이라고 분석한다. 20대는 리얼리스트가 많지 않은데,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며 50퍼센트 이상이 리얼리스트 성향을 보인다는 것. 저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리얼리스트가 급증하는 이유를, 본래 성향은 따로 있는데 한국의 사회적 특성과 환경에 맞추며 살다보니 리얼리스트의 가면을 쓰고 지내기 때문이라고 유추한다.



리얼리스트1___ 남의 말에 공감을 잘해주는데 그게 꼭 100퍼센트 공감하는 건 아니라서 괴롭기도 하다고 했어요.

황상민___ 리얼리스트는 공감을 잘해줘요. 누가 뭐라고 해도 ‘어, 정말 그래? 그렇구나.’ 하며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들이에요. 그렇게 공감하고는 100퍼센트 진심은 아니었다는 걸로 자기 자신을 괴롭혀요. 그러나 남의 문제를 자기 문제처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제 생각엔 예수님도 힘드실 것 같아요. 공감하는 제스처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거예요. -본문 189쪽 중에서



로맨티스트(2장)에겐 자신의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타인에게 감정을 발산하고 그 감정을 공유하면서 존재감을 획득하려고 한다. 세심하고 겸손하지만 의외로 비(非)사교적이며 가슴 속에 다양한 색깔의 감정들이 끓어오르지만, 그 감정을 바깥으로 표현하는 데는 서툴다. 주위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수용된다는 느낌을 좋아하고 자신의 감정을 고려해주지 않는 사람에게 쉽게 상처를 받는 편이다.

민감하고 불안정한 정서를 지닌 로맨티스트는 마치 10대 사춘기 소녀처럼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 걱정에 휩싸여 있다. 이런 성향은 세상에 대한 경험 부족이나 미숙함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녀 같은 순수한 느낌으로 작용해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감성적이고 소심한 로맨티스트는 많은 사람과 함께 할 때면 정서적으로 긴장한다. 경험이 부족하고 숙련되지 않았다는 걸 지나치게 의식하기도 한다. 로맨티스트는 기본적으로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나고 아름다움이나 명성, 경제적 부를 성취하기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는 편이다. 또한 남들이 갖지 못한 꿈을 꿀 줄 알고 자기만의 세계에 대한 강한 확신과 고집을 밀어붙이기도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처럼 감성적이지만 로맨티스트가 일을 시작하면 완벽을 추구한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작업은 옆에서 아무리 칭찬을 늘어놓아도 용납하지 않는다. 때로 추진력이 있고 고집이 센 남성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결과 중심적이고 자기 확신이 강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편이다.



로맨티스트1___ 누군가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기분이 상한다는 말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나도 그렇다’고 했어요.

황상민___ 로맨티스트의 핵심적인 특성은 누군가가 내 마음을 잘 읽어주면 엄청나게 좋아하고, 또 그런 사람과는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반대로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은 나와 통하지 않으니까 내 마음을 모른다고 생각해요. 내 마음을 모르는 인간을 싫어하기도 해요.

로맨티스트1___ 내 마음을 몰라주면 누구나 싫어하지 않나요?

황상민___ 좋지는 않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하지요. -본문 38쪽 중에서



휴머니스트(3장)는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잘 표현한다. 인생에 대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이고 다른 사람들과 공감도 잘하는 편이다. 사교적이고 성격 좋다는 소리, 친구가 많다는 소리를 들으며, 낙천적이고 개방적이어서 주변에 늘 사람이 모인다. 휴머니스트는 대개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조직을 통해서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마음이 크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재능이 탁월하고, 표현력과 순발력이 뛰어나서 남들의 호감을 사는 편이다. 나름의 카리스마를 발휘해서 아랫사람들에게 보스로 대우 받기도 한다.

휴머니스트의 가장 큰 특성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고, 꼼꼼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휴머니스트 성향의 사람은 정교함이 요구되는 일을 어려워한다. 그리고 주어진 일 자체보다는 인간관계를 통한 해결을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자신의 감정을 쉽게 표현하는 반면 정작 상대방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파악하는 데는 서툴러서 남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을 혼자만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간관계의 달인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인간의 섬세한 특성에 대해서는 민감도가 낮다.

동창회나 동호회 등 각종 모임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휴머니스트다. 비교적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벌인다. 휴머니스트는 감정이든 선물이든 잘 주고받지만 영양가가 별로 없는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기도 잘한다. 가족적인 것과 끈끈함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만남보다는 사람들 자체가 연결되는 상황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휴머니스트2___ 우리는 처음에 혈액형부터 맞춰봤는데요.

황상민___ 그럼, 그렇죠. 휴머니스트의 성격이 어딜 가겠어요?

휴머니스트2___ 예상보다 다양하게 나와서 혈액형과 성격은 별로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일단 WPI로 만났으니까 이따가 대학로에서 생맥주라도 한 잔 하자고 했습니다.

황상민___ 그렇죠! 휴머니스트는 뭐라도 하나 맞춰가지고 “우리가 남이가? 남이 아니여!” 하며 으?으? 하는 분들이에요. -본문 100쪽 중에서



아이디얼리스트(4장)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독립적인 성향을 지녔으며, 나름의 생각이나 믿음이 유난히 강하다. 때로는 자기 의견을 너무 세게 주장해서, 다른 사람의 말이나 의견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 때문이다. 아이디얼리스트는 자기 생각이 옳다는 확신만 들면 서슴없이 행동에 옮긴다.

제 뜻대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믿음이 옳다는 확신이 들 때, 아이디얼리스트는 삶의 자유를 느낀다. 이것이 아이디얼리스트가 세상에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자신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타인에게는 관심이 적어서 냉정하고 쌀쌀맞아 보이기도 한다.

아이디얼리스트는 조직 관리에 취약하고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관행이나 의무를 거부하는 편이다. 그래서 직장에서 아이디얼리스트를 바라보는 눈길은 그다지 곱지 않다. 무엇보다 일을 할 때 주도권을 갖지 못하면 일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만다. 대신 남들이 힘들어하는 도전적인 과제를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돌파하기를 즐긴다.

아이디얼리스트가 회사를 그만두려는 이유는 대개 매일 반복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게 다른 사람들과 달리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하루 일과가 매우 비생산적이고, 늘 타인의 욕구에 맞춰야 하고 구태의연한 작업을 반복한다면 아이디얼리스트는 견디기가 쉽지 않다.

아이디얼리스트는 자신만만한 자유로운 영혼으로 창의력이 넘쳐나는 일을 꿈꾼다.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아이디얼리스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을 보고, 획기적인 방향을 제시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밑에서 뒷수습과 정리를 잘해주는 부하직원이 꼭 필요하다.



아이디얼리스트1___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쓸데없는 얘기를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싫고, 특히 연예인 가십을 왜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분석적이고 논리적으로 따지기를 좋아해서 같은 연예인 가십거리도 아이디얼리스트는 접근 방법이 다르다고 했어요.

황상민___ 잘났다 이거죠? 그래서 이런 걸 고민이라고 제게 보냈어요. 한번 들어보세요.

‘WPI가 말하는 각각의 분류는 일시적, 현재 모습의 반영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지속되는 속성인가? 각각의 분류는 유전되는가?’

지금 논문 쓰자는 거예요? 지금, 나 뭐 좀 안다! 하고 뿌듯해하시죠? 그렇지만 이처럼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게 아이디얼리스트 맞아요. 사실 아이디얼리스트는 남들 눈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철학적인 것에 몰두하는 성향이 있어요. -본문 142쪽 중에서



에이전트(6장)는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에 능하다. 에이전트에게는 일이 곧 생활이고, 생활이 곧 일이다.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에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며, 일밖에 모르고 일을 통한 성취감에서 존재감을 획득하는 성향 때문에 직장 내에서도 인간관계보다 업무를 우선시한다. 주어진 과제를 확실히 수행해야 두 발 뻗고 자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성격이다.

에이전트는 항상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 주어진 과제를 철저히 분석하여 정확하게 완수하고, 결과물의 우수한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기도 한다. 에이전트에겐 유능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다. 프로젝트 보고서 작성을 마치고 출력할 때 가장 만족감을 느끼며, 간섭을 싫어한다. 그래서 가끔 에이전트는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아 차갑고 과제중심적인 인간으로 보이기도 한다. 지나치게 추진력을 발휘하다 보면 독선적이라는 평가도 듣는다. 에이전트는 동료나 친구로서는 인기가 없는 편이다.

에이전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계획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다. 또 어느 정도 프레임이 정해진 상황에서 자기 나름의 스타일대로 수행하는 상황을 좋아할 뿐, 프레임을 짜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 그려 놓은 판이 바뀌는 것을 힘들어 한다. 에이전트는 늘 계획이 바뀔까 봐 노심초사하는 편이다. 방향이나 비전에 대해 공유하고 공감하는 리더가 아니라면 에이전트와 일하기가 쉽지 않다. 복잡한 상황 속에,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기 스타일대로 일을 진행할 수 없을 때 에이전트는 좌절감을 느끼며, 업무 계획이 자주 수정되면 일을 놓아버리고 완전히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에이전트는 취미 생활을 할 때에도 전문가 뺨칠 정도로 몰두한다. 취미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도 마치 일을 하듯이 살아간다. 즉, 아이를 키우는 일이든 취미 생활이든 뭐든 강박적으로 하고, 일단 꽂히면 오타쿠 성향을 보인다. 그렇다고 인간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에이전트로서 일이나 과제를 인간보다 우선시하는 것뿐이다.



에이전트2___ 워커홀릭이지만 노는 것도 좋아하고요.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부지런히 뭐라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오타쿠가 되는 것 같다고 합니다. 또 외유내강이 아니라 외강내유예요. 겉으로는 강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약한 분이 많았습니다. 자기 나름대로 남한테 신경을 써주는데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고요. 일도 자신이 열심히 하고 나면 휴머니스트 같은 분이 인정받는 어이없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어요. 일은 우리 같은 기계가 하고 인정은 다른 분이 받는다는 거지요.

황상민___ 기계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본문 242쪽 중에서





모두의 인생이 다르듯, 모두의 성격도 다르다

관계는 공평해지고, 인생은 살만해진다




《나란 인간》은 2014년 여름, 대학로를 달군 벙커원 특강 〈황상민의 집단상담소-WPI 워크숍〉에서 나온 이야기 중 가장 재미있는 장면, 또 각 유형별 특성을 대변할 수 있는 소재를 엄선해 모은 책이다. 워크숍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사람들이 털어 놓는 라이브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WPI의 핵심이랄 수 있는 5가지 성격 유형을 굳이 설명으로 듣지 않아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워크숍 현장에서 사람들은 ‘내가 이럴 줄 몰랐다’며 충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말은 즉 나 자신조차 나를 모르고 살아왔다는 의미다. 또 ‘내 아내가, 내 남편이, 내 아이가 그래서 나와 맞지 않았구나’라는 반응도 있었다. 나와 가장 밀접하게 지내는 가족, 동료, 친구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 채 지내왔다는 의미인데, 이것이 결국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나라 사람은 누구보다도 ‘나’에 관심이 많으면서 역설적으로 ‘타자’를 무척이나 의식한다. 그러다보니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는 공간, 즉 집에서나 일터, 학교에서 순간순간 다양한 고민이나 골치 아픈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이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푸는 방법은 자기 안에 숨는 것이 아니라, ‘나’ 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당사자인 ‘그들’의 성격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가 어떤 유형인지 알면 몰랐던 내가 보인다. 또 그들이 또 어떤 유형인지 깨달은 후에는 이해할 수 없던 그 사람의 행동에 너그러워진다.

‘충격’에서 시작한 WPI 성격검사가 비로소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고, 관계를 공평하게 인생을 살만하게 만들어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리학에게 ‘인간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도울’ 의무와 빚이 있다면, 이 책이 바로 그동안 갚지 않은 마음의 빚을 걷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도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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