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 자 :오소희
  • 출판사 :북하우스
  • 출판년 :2019-07-03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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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삶에 충실한 작가, 오소희



2007년 여름에 출간된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의 개정판이다. 출간 당시 라오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여행시장에 이 책은 새로운 출구를 안겨주었다. 저자는 동시 출간된 터키여행서와 이 책으로 주목할 만한 작가로 떠올랐으며 여행 작가로서는 드물게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게 되었다.

책 한 권을 모두 라오스의 이야기로 채울 수 있는 작가는 그녀뿐이다. 그녀처럼 사람과 삶에 충실하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여행 작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오소희는 말한다. “그렇다면 정말 가볼만 하겠군요. 제가 지금 가고 싶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이에요.”



*『하쿠나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2008년 12월 출간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2009년 4월 개정판 출간 예정



여행자의 천국, 라오스

라오스는 주변국인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 비해 덜 알려진 만큼 들고나는 여행자들도 적다. 그만큼 여행자들에 의해 정서가 훼손되지 않은 곳이기에 어떤 이들은 라오스를 여행자들의 천국이라고 부른다. 여행자들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드물고 거리의 아이들이 ‘Give me money……’를 외치며 쫓아오지도 않는다. 앙코르 와트 같은 유명한 유적지나 방콕 같은 관광의 명소는 없지만 여행자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줄 알면서도 마음을 활짝 열어 맞이하는 넉넉한 배려가 있다.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베트남인들은 쌀을 심는다.

캄보디아인들은 쌀이 자라는 것을 본다.

라오스인들은 쌀이 자라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내가 당신을 따라가면 안 돼?



팍세에서부터 루앙 프라방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소희와 JB의 라오스여행은 축구동무들과 함께 시작했다. 집이 없는 거리의 아이들은 낡은 셔츠와 주린 배에도 구걸하지 않았고 JB의 축구동무가 되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뻐했지만 막상 떠날 때가 오자 손가락으로 말한다. ‘내가 당신을 따라가면 안 돼?’ 돈을 세던 손으로 주먹밥을 뜯어 먹이는 버스 안내원 어미의 아이는 발에 차인 젖병을 다시 입에 넣으면서 버스에서 자란다. 공부를 하기 위해 승려가 된 소년 파는 www. 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만들어놓고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고, ‘내게 사랑은 그릇된 것이에요’라고 눈물 짓는 라오스 퀸 짱요는 매일 새로운 악세사리를 사 모으면서 스물 한 살의 여린 마음을 달랜다.

라오스에서 맺은 만남들은 이렇듯 저자에게 여러 번의 눈물을 주었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 하는 것을 본적 없이 평화로운 몸짓으로 그들이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책 속으로



한밤에 일어나 그들의 이름을 불러보곤 해.

우기의 빗물은 차지 않을까.

새 셔츠는 어느덧 해져 너덜거리지 않을까

내가 꿈속에서 그들을 보듯

그들도 골목 어귀에서 나를 기다리지 않을까.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때로 따스하지만 죄 많은 일

아농, 너는 그 저녁 손가락으로 말했었지.

내가 당신을 따라가면 안 돼?

- ‘팍세’ 중에서





라오스인은 묘비명을 쓰지 않아요.

그들은 믿지요.

사람이란 글로써 흔적을 남길 수 없는 존재라고.

- ‘사반나케트’ 중에서





여행자가 라오스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영어 표현 가운데,

그들의 정신세계를 가장 적절히 표현한 문구가 있다.

Same same but different

같지만 (same)

두 번 들여다보면 (same)

조금 다를 뿐이다 (but different)

여기서 방점은 ‘다르다’는 것에 있지 않다.

‘두 번’ 들여다본다는 것에 있다.

사랑하는 내 연인의 따뜻한 손이나

너무나 소중한 내 아기의 얼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고향집 풍경은

사실 버스 손잡이를 잡은 낯선 이의 손이나

신생아실에 나란히 누워 있는 다름 아기들의 얼굴,

흔해빠진 여느 시골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점은 내가 그것을 한번 힐끗 보는데 그치지 않고

두 번, 세 번 자꾸자꾸 들여다본다는 데에 있다.

함께 사연을 공유하며

눈에 띌까 말까한 다른 점을,

나날의 소소한 변화를

자꾸자꾸 찾아내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쌓아간다는 데에 있다.

- ‘루앙 프라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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