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0대가 된 독자들에게「시튼 동물기」로 알려진 책이다. 캐나다의 작가 시튼이 1898년 썼던 이 책은 국내에 처음 발췌본으로 소개됐다가 이번에 완역본으로 재출간된 것이다. 커럼포를 지배한 늑대왕 로보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부터 달리기의 명수, 용감한 갈래귀 토끼 이야기 등 모두 8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출간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동물의 삶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저작으로만 치부되다가 이후 시튼의 세심한 기록에 실려있는 환경보호 정신이 재조명되면서 환경보호주의자들의 고전이 된 작품. 자신을 스스로 '검은 늑대(black wolf)'라로 불렀던 시튼이 동물의 삶을 대상화하지 않고 동물들의 인생관이 무엇인지 천착한 명작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8편의 이야기들 속에서 들려오는 '야생동물에게는 정녕 아무런 도덕적 법적 권리가 없는 것일까?'라는 물음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튼은 한결같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는, 모두가 영웅인 이들을 세심한 관찰을 통해 접근한다. 자세한 생태묘사와 야생동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묻어나는, 두고두고 읽어도 여전히 아름답고 감동적인 책이다.